최근 백종원 대표와 그의 브랜드에서 발생한 된장 원산지 표기 논란은 단순한 실수를 넘는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된장을 제조한 공장이 농업진흥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이 구역은 국내산으로만 제조할 수 있는 곳으로 지정된 곳이어서, 자영업자들과 소비자 모두의 신뢰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논란을 통해 드러난 자영업계의 구조적 양극화, 소비자의 실망, 그리고 추가적으로 제가 직접 예산시장 축제에서 느꼈던 이질감까지 함께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자영업자의 시선: “우린 같은 시장에 살고 있지만, 게임이 다르다”
많은 자영업자 분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히 ‘원산지 표기 실수’로 받아들이지 않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업계에 있다면,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불공정함과 상대적 박탈감, 바로 그 본질은 외식업계 내 ‘부익부 빈익빈’ 구조의 심화의 문제도 있습니다
백종원 브랜드는 강력한 미디어 노출, 전국 단위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이미 대기업 수준의 유통망과 운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지자체 축제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고, 행정기관의 협조를 얻어 정식 영업까지 했다면, 그것은 지역 자영업자 입장에서 ‘기회 자체가 다른 게임’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예산시장의 그 지역축제에도 참여를 했었습니다. 위의 사진 속 내용을 보면, 해당 축제는 더본코리아가 예산군에 정식으로 영업신고를 하고, 축제 내에서 수익 활동을 진행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단순한 협찬이 아닌, 정식 사업자로 참여한 구조였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건 ‘왜 우리 지역 축제인데, 진짜 지역 상인은 주변부로 밀려났느냐’는 질문이고, 그 핵심에는 기회 자체가 불공평하게 배분되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대중의 시선: “신뢰가 흔들릴 때, 실망은 커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백종원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에, 이번 논란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산 된장’이라 믿고 먹었는데, 실제 원료가 수입산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공장이 농업진흥구역 내에 위치해 있었다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실수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국내산’, ‘지역 특산물’이라는 말은 소비자에게 선한 이미지와 건강한 선택을 의미하는 키워드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실제로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했다면, 그 자체가 신뢰를 무너뜨리는 위선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백종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믿고 먹을 수 있다’, ‘정직한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이미지 중심의 마케팅, 그리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같은 콘텐츠에서 보여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소상공인의 위축된 모습은, 오히려 ‘자기가 다 해 먹으려는 거 아니야?’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단순히 소비자 대 브랜드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신뢰는 단단하지만, 한 번 금이 가면 회복은 매우 어렵습니다.
직접 경험한 현장: 지역 축제에서 느낀 이질감
제가 실제로 참여했던 2024년 예산 맥주 페스티벌에서는, ‘지역시장 활성화’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지역 음식들을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험한 풍경은 조금 달랐습니다. 주요 부스는 대부분 백종원 브랜드 중심의 맥주와 바비큐였고, 정작 기대했던 지역 소상공인들의 음식은 축제 공간 이외의 자리하였습니다.
축제자리를 빠져나오며, 저는 문득 ‘지역 축제를 이렇게 운영하면 정말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이후 직접 찍은 부스의 영업신고증을 보며, 이 행사는 단순한 지역 협업이 아니라, 더본코리아가 정식 영업 주체로서 지자체의 지원과 혜택 아래에서, 브랜드 홍보와 수익까지 동시에 챙긴 구조였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느낀 이질감이, 지금 이 논란 속 자영업자 분들의 분노와 닿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이, 브랜드 하나가 모든 관심과 자원을 흡수해가는 구조. 그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착한 이미지로 포장해도 결국 시장은 신뢰를 거두게 됩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브랜드도 시스템도 공정해야 한다
이제는 외식업계 전체가, 브랜드의 크기나 인물의 유명세가 아닌 공정한 운영과 투명한 시스템을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첫째, 원산지 표기와 식재료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화하여 실수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수기로 관리하는 방식은 허점이 많고, 고의가 아니더라도 반복될 경우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집니다.
둘째, 지자체 협업과 지원사업은 지역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공공의 예산과 인프라가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 확장과 이익에만 기여한다면, 이는 진정한 지역상생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로컬이라는 말에 걸맞은 실질적인 운영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공장을 지역에 두었다고 해서 로컬 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민과의 진정성 있는 협력과, 실제 지역산 원료를 정직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어야 합니다.
결론: 신뢰는 정직한 시스템 위에서 자란다
백종원 대표가 원산지 표기의 중요성을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충분히 눈감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함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은 그런 태도에서 위선을 느꼈고,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실제 운영 사이의 괴리감에 실망을 표한 것입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본질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회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구조적인 양극화에 있습니다. 예산시의 사례처럼, 누가 진짜 수익을 가져갔는가, 누가 축제의 중심이었는가를 따져보면 그 분노가 결코 감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유명 브랜드라도 같은 기준 아래에서 법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을 지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공정하지 않은 구조는 결국 신뢰를 잃게 되고, 시장은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합니다. 백종원 대표가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더욱 겸손한 운영으로 다시 시작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면, 실망했던 대중과 자영업자들 역시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자영업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바랍니다.